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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서 실력 뽐내는 '하얀 거탑들'

뚜뚜SKY~ 2008. 5. 27. 16:50

증권시장서 실력 뽐내는 '하얀 거탑들'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5.27 07:53 | 최종수정 2008.05.27 08:05


민병진 원장 등이 세운 '바이오칸' 코스닥 상장사 '덱트론' 지분매입 30대 치과의사 황성식 원장 2천만원으로 시작한 주식 불려 그랜드백화점 주식 5% 사들여

하얀 가운의 의사들이 금융의 전장(戰場)인 주식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회사를 설립해 상장을 추진하는가 하면, 주식투자의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임플란트 전문기업 바이오칸은 지난 21일 코스닥 상장사인 덱트론(전기·전자제조업체) 지분 7.2%(44만7570주)를 100억원에 사들였고, 이를 통해 최대주주였던 이에스테크놀러지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 황성식 원장

↑ 민병진 원장

바이오칸은 작년 6월 민병진 서울 압구정동 서울치과병원 원장이 동료 의사 5명과 함께 설립해 현재 전국 치과의사 700여 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민 원장은 원래는 다른 회사에서 임플란트 제품을 구입해서 썼는데, 직접 제조회사를 차린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다른 치과의사들을 투자자인 동시에 소비자로 참여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치과 의료기기 마케팅 비용도 60%나 절감했다.

민 원장은 "바이오칸 임플란트를 삼성전자의 애니콜처럼 명품으로 만들어 국내 의료산업을 세계 속에 우뚝 세우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도 그런 의미에서 '칭기즈칸'에서 따왔다고 한다. 현재 의사 3~4명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더 커지면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민 회장의 이력도 독특하다. 그는 저녁이면 재즈카페에서 보컬·키보드·드럼·기타 등을 소화하는 만능 재즈뮤지션으로 몇 차례 콘서트를 열었고, TV광고에도 출연했다. 서울치대 재학시절부터 가수 이수만씨와 함께 '들개들'이란 밴드를 결성해 서울 명동의 맥줏집에서 공연을 했다.

3대째 의사 집안의 맏아들인 그는 외동딸을 뉴욕치대에 보내 이번 달 졸업시켰다. 2004년엔 치과 개원의들의 전국 모임인 '모아치과네트워크' 대표를 맡았다.

그 역시 지난 10년간 코스닥 투자 등을 통해 쓴맛, 단맛도 다 봤다고 한다. 그래서 기본이 튼튼한 회사를 만들어, 개미들만 피해보는 코스닥 시장을 바꿔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한다. 올해 500억원 매출에 150억원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대 치과의 황성식(37) 미소드림치과(서울 강남구) 대표원장은 지난 21일 그랜드백화점 주식 24만2144주(지분율 5.02%)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40여억원 투자액은 전부 황 원장 재산. 그런데 절반은 의사 일로 번 것이고 나머지 20억원은 주식으로 불린 것이다. 조선대 치대 시절부터 주식에 관심이 많았던 황 원장은 10년 전 개업할 즈음부터 종자돈 2000만원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처음 작전주에 말려들어 반 토막 난 게 그의 주식인생 중 최대 실패였다. 이후 거의 잃은 적이 없다고 한다. 비결을 물으니 "짧게는 1년 보통 3~4년은 묻어두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종목 선택의 기준은 자산·부채·영업이익이라고 한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5~1 사이에 있고, 부채가 줄고 있으며, 영업이익이 늘고 있는 기업이면 무조건 넣어놓고 잊는다고 했다. 원래 3~5종목에 나눠 투자하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그랜드백화점에 '몰빵'했다.

전시욱 이화여대 의대 교수 겸 서울 압구정동 성미치과 원장과 김상현·김용갑씨 등 의사 3인방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아이티플러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0억원 납입을 지난 23일 완료했다. 이들은 발행된 신주 307만6920주를 취득하면서 증시의 '하얀 가운'대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