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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경험의 ‘펀드 투자 노하우’를 밝힌 자산관리사 양규형

뚜뚜SKY~ 2008. 4. 14. 18:12
18년 경험의 ‘펀드 투자 노하우’를 밝힌 자산관리사 양규형
“나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펀드 투자 성공할 수 있어요”

요즘은 ‘펀드’를 모르면 바보가 된다. 동창회, 회식, 학교, 직장은 물론 심지어는 소개팅 자리에서도 두 명 이상만 모이면 “넌 어떤 펀드에 가입했니?”라며 ‘펀드’를 이야기한다. 최근 2, 3년 사이에 급속도로 대중화된 ‘펀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원금 잃어도 하소연할 곳 없는 게 ‘펀드’
“전국이 펀드 열풍에 빠져 있지만, ‘펀드’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펀드 전문가가 된 것 같은 요즘, 하나대투증권의 양규형(42) 팀장은 오히려 사람들이 ‘펀드를 너무 모른다’고 강조한다.

“주변에서 ‘펀드에 투자하면 좋다’고 말하니까 언제부터인지 그냥 따라 하는 분위기가 됐어요. 하지만 이렇게 ‘묻지 마 투자’를 했다가는 큰코다칠 수가 있죠. 원금을 잃게 돼도 누구에게 딱히 하소연할 곳이 없는 게 바로 ‘펀드’거든요. ‘돈’을 잃지 않으려면 ‘펀드’가 뭔지 제대로 알아야 해요.”

이렇게 주변에서 원금을 잃고 좌절하는 초보 투자자들을 꾸준히 목격해온 양 팀장은 결국 18년 펀드 운용 노하우를 살려 ‘펀드 백과사전’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 책이 바로 「펀드투자 함부로 하지 마라」다. 펀드에 관해서는 A부터 Z까지 모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대학 때 경영학과를 다닌 탓에, 애초에 주식이나 부동산 쪽에 관심이 많았던 양 팀장은 졸업 후 자연스럽게 증권회사에 입사했다. 지난 18년간 증권회사에서 고객들의 자산 관리를 맡아오면서 주가가 1000 포인트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네 번이나 목격했다고 한다.

“특히 IMF 때는 엄청났어요. 주가가 끝없이 떨어지는 거예요. 하루에도 수백 통씩 항의 전화가 걸려왔어요. 당연하죠. 자기 돈이 술술 빠져나가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게 바닥을 치던 주가가 지금은 2000 포인트까지 올라가고 있으니 정말 놀라운 일이죠.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IMF 같은 ‘위기’와 수많은 ‘하락장’들 때문이었죠(웃음).”

나를 키운 건 8할이 ‘하락장’이라는 ‘위기’
사실 ‘펀드’라는 말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펀드’를 알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펀드가 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양 팀장은 펀드의 역사가 의외로 오래됐다고 말한다. 다만 지금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몰랐을 뿐이란다. 하지만 양 팀장 역시도 요즘처럼 사람들이 ‘펀드’와 ‘재테크 열풍’에 빠져 있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란다.

현재 양 팀장이 운용하고 있는 돈은 총 6백억원(개인 3백억원+기업 3백억원) 정도. 고객들에게 좋은 펀드를 분산해서 포트폴리오를 짜주고, 펀드가 좋은지 안 좋은지 체크하는 것도 그의 몫. 또 고객의 펀드가 수익이 나면 수익을 실현시켜주고, 수익이 없으면 손절매(앞으로 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여, 가지고 있는 주식을 매입 가격 이하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일)도 해준다.

양 팀장에게 특별한 투자 원칙이 있는지 물었더니 “투자자가 원하는 대로 해줄 뿐”이라고 답한다.
“투자자마다 성향이 다 달라요. 각자의 투자 성향에 맞게 적합한 펀드를 추천해주고 관리해주는 게 첫 번째 원칙이죠. 성향이 공격적이면, 주식이 많이 편입되어 있는 펀드를 해줘야 하고, 안정적인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는 채권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펀드를 추천해주죠.”

하지만 초보 투자자들은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자신’에 대해서 몇 가지 확인을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 번째는 ‘투자 목적’을 확실히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재산 증식을 위한 것인지, 교육비 마련을 위한 것인지,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인지, 주택 마련을 위한 것인지, 결혼 자금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가입할 펀드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것.

“만약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금을 펀드에 투자할 경우에는 ‘안정적인 펀드’에 투자해야 하고, 20, 30대 직장인들이 재테크를 위해 펀드에 투자한다면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공격적인 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죠.”

“20, 30대, 월급의 절반은 무조건 투자하라”
자신이 어떤 성향의 펀드를 가입하는 게 좋은지 고민이 끝났으면, ‘자기만의 스타일’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펀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펀드를 선택했든, 공격적인 펀드를 선택했든 가입 전에는 ‘펀드 투자설명서’를 꼭 읽어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펀드 유형이 결정되면,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의 ‘운용 현황’을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한국펀드평가’ ‘제로인’ ‘모닝스타코리아’ 등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펀드의 운용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적어도 2, 3년 동안 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거치면서도 양호한 성과를 낸 펀드를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또 펀드를 고를 때는 ‘운용사’와 ‘펀드 매니저’를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단다. 신생 운용사일 경우 실적이 좋아도 일시적인 거품일 수가 있다는 것.

전국 서점에 수없이 깔린 ‘재테크’ 서적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대한 ‘열망’은 있으나 ‘실현’은 어렵다. 양 팀장은 그 이유에 대해 ‘실천력 부족’을 꼽았다.

“책을 읽는다고 부자가 되면, 우리나라에 부자 아닌 사람이 없을 거예요. 1백 권의 책을 읽어도 실천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일단, 5만원이라도 투자를 해보세요. 발을 담그고 있어야, 경제신문과 펀드 사이트에 더 관심이 가지 않겠어요? ‘공부’를 다 한 후에 ‘투자’를 하려고 하지 마세요. 투자를 하다 보면, 저절로 남보다 더 많이 알게 되거든요. 투자의 시대가 왔는데, 투자를 해보지 않고는 깨우칠 수도 없고, 대화를 할 수도 없어요.”

이어 그는 재테크를 하려면,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5~10년)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돈을 벌기 위해 집착을 하게 되면, 오히려 돈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 한 번 가입을 해놓고, 잊은 듯이 본업에 충실해서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기대하지 않았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양 팀장은 초보 투자자들에게 “무조건 실천해보라”고 조언했다. “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실천을 해봐야 해요. 특히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 원금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월급의 절반은 무조건 투자를 해야 해요. 그래야 투자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돈’이 보이는 거죠(웃음).”

어린이와 10대 자녀들을 위한 부모의 펀드 투자 전략
어릴 때부터 자녀들에게 종자돈을 만들어주려면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준다면 아이들이 컸을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적립식 펀드에 매월 5만원만 투자한다면 1억원 정도는 충분히 만들어줄 수 있다.
적합한 펀드 국내 적립식 주식형 펀드(고수익, 고위험 혜택), 해외 펀드(떠오르는 성장 국가에 투자), 프런티어 펀드(신흥 성장 국가에 투자)

20, 30대를 위한 펀드 투자 전략
20, 30대는 대부분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다. 이때는 우선 ‘종자돈’을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결혼 자금’이나 ‘주택 마련 자금’ 등을 위한 목돈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매월 ‘월급의 절반’을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게 최상의 투자 방법이다.
적합한 펀드 장기주택마련 펀드(비과세, 소득공제 혜택), 개인연금과 세금우대형 펀드(세금우대, 소득공제), 적립식 펀드(단기 고수익 추구), 변액연금과 변액유니버셜연금(실적배당+보험)

40, 50대를 위한 펀드 투자 전략
40, 50대는 재테크를 가장 활발하게 해야 할 나이다. ‘자녀 교육비와 주택 마련’을 해야 하면서도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전자를 위해서라면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선택해야 하고, 후자를 위해서라면 공격적인 고수익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적합한 펀드 주식형 펀드(고수익, 고위험 재산증식), 적립식 펀드(투자 목적, 투자 기간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펀드가 있음), 개인연금 관련 펀드(노후대비, 소득공제), 변액연금과 변액유니버셜보험(실적배당+보험)

펀드 투자 10계명

1 대박을 꿈꾸지 마라.
2 자신의 궁합에 맞는 펀드를 선택하라.
3 장기투자를 할 것인지, 단기투자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라.
4 투자 자금의 목적에 따라 펀드를 선택하라.
5 분산투자하라.
6 시시각각으로 변신하는 카멜레온이 되어라.
7 사전에 손실 목표와 수익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라.
8 가입 시점도 중요하지만, 환매 시점은 더 중요하다.
9 ‘묻지 마’식 투자보다는 ‘역발상’의 투자 전략을 세워라.
10 나무보다는 숲을 보라.

내가 원하는 펀드 찾는 10단계 요령

1 투자 목적을 확실히 세워라.
2 투자 기간을 정하라.
3 투자 성향을 확인해보라.
4 펀드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펀드를 선택하라.
5 가입하고자 하는 펀드의 향후 전망을 예측하라.
6 펀드의 운용 현황에 대해 살펴보라.
7 운용사와 펀드매니저를 살펴보라.
8 펀드 비용, 부대서비스, 펀드 규모 등을 비교해보라.
9 펀드의 총비용을 살펴보라.
10 유능한 자산관리사를 찾아라.

유능한 자산관리사를 알아보는 방법

1 투자 목적과 투자 기간에 대해 질문을 했는가?
2 자신의 투자 성향에 대한 질문을 했는가?
3 투자 성향에 맞는 펀드를 추천해주는가?
4 펀드의 장점만 이야기하는가? 아니면 위험성도 충분히 설명하는가?
5 중도 환매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주는가?
6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운용회사에 대해 이야기해주는가?
7 가입한 펀드의 과거 투자 실적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는가?
8 한 펀드만 추천하는가? 여러 유형의 상품도 추천하는가?
9 펀드 투자 목표 수익률에 대해서는 현실성 있게 말하는가?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